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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로 목욕탕 산 박사장이 미소짓는 이유는…

홍원상 기자 wshong@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1-12 19:17

사무실 등으로 개조 수익 짭짤… 낙찰가, 감정가의 절반 이하
개인 사업을 하는 박모(52)씨는 요즘 경기도 고양에서 오피스(사무용 빌딩) 리모델링 공사를 한창 벌이고 있다. 다음 달 입주를 앞둔 이 건물은 작년 9월까지만 해도 목욕탕이었다.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 값에 관리·운영비가 늘면서 적자에 허덕이다 경매로 나온 물건을 박씨가 사들여 개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박씨는 "목욕탕 운영은 요즘 다들 꺼리는 사업이어서 경매시장에서도 인기가 별로 없다"며 "하지만 건물 용도를 사무실·요양원 등으로 바꾸면 적지 않은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침체를 거듭하자 경매시장에서는 목욕탕을 비롯한 틈새 투자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경매 투자의 주류였던 일반 주택이나 토지는 낙찰가격(경매 물건의 감정가격 대비 낙찰가 비율)이 여전히 높은 데다 갈수록 가격이 내려가면서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투자자들이 새 투자처를 찾아 나선 것.

 

 

 

목욕탕은 3~4달 전까지만 해도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고유가에 따른 운영·관리비 부담에다 경기침체로 인해 고객 수도 줄었기 때문이다. 철거·보수 비용도 만만치 않아 작년 9~10월에는 낙찰가율이 2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무실·요양원 등으로 개조해 재활용하는 등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8월 법원 경매에서 13억원에 팔린 서울의 한 목욕탕의 감정가격은 38억원. 여기에 약 10억원을 들여 지난달 리모델링 작업을 마친 이 건물의 현재 가치(시세)는 30억원대 후반. 경매투자전문업체 지지자산운용 나성균 팀장은 "목욕탕은 리모델링 등 추가비용을 감안해도 낙찰가격이 감정가의 절반 이하 수준이어서 투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건물의 층간 높이도 높아 개조가 수월한 편"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도 최근 경매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대안 상품이다. 단지 내 상가는 도심이나 역세권 상가처럼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수퍼·미용실·세탁소 등 주거지 배후의 편의시설로 채워지기 때문에 경기 부침(浮沈)에 따른 소비 기복이 심하지 않고, 공실(空室) 위험도 적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목욕탕을 비롯한 수익형 부동산에 무턱대고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목욕탕시설은 건축법상 2종 근린생활시설이기 때문에 사무실로 바꾸려면 관할구청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낙찰받고 나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목욕탕 안에는 매점·이발소·구두수선·피부관리 등 개별 사업을 벌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반 주택보다 채권자도 많아 이들의 담보 설정 등 권리관계도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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